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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준비과정/아르바이트 Report

아르바이트 마지막 보고서 - 노동의 가치, 값진 경험

by 삘소굿85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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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아르바이트 업무

저번 주 금요일, 토요일 대망의 나의 Pub 아르바이트 마지막 근무를 마쳤다.
내가 경험이 전무한 Pub 관련 업종 창업을 준비하기로 결심하고 현장감과 실무 업무를 배우기 위하여 시작한 아르바이트였으며 약 석 달간 13번의 근무를 하였다.
정말 운이 좋게도 오프라인으로 첫 지원한 Pub 사장님께서 경력이 없는 나를 채용해주어 약 석 달간 값진 경험을 하였다.
때로는 본업 후 아르바이트 출근을 할 때의 피곤함 그리고 가지 말까? 하는 망설임은 자주 들었지만 추석 연휴와 개인 사정이 있었던 한 주 빼고는 100% 근무를 하였다.
그리고 주중 육아를 전담으로 하는 와이프에게 매주 금요일, 토요일 저녁시간에 출근하여 육아의 부담을 줄여주지 못하는 점에서도 미안함을 많이 느꼈다. 그래도 항상 아르바이트 출근할 때 나의 미안함을 줄여주는 와이프의 따뜻한 응원이 있지 않았으면 이렇게 아름답게 아르바이트를 마무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울러, 계획은 한 달 정도만 관련 업종 실무의 느낌만 보자는 취지였지만 한 달은 짧다는 생각과 경력이 없던 나를 기꺼이 채용해준 사장님에 대한 의리로 석 달까지 근무하게 된 거 같다.
이렇게 석 달 정도의 알바를 하면서 아래와 두 가지에 대해서 큰 선물을 얻고 아르바이트를 마무리하는 것 같다.

나의 첫 아르바이트 직장

노동의 가치

아르바이트 첫날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본업 퇴근 후 오후 8시부터 새벽 3시까지 첫 서빙의 긴장과 약 7시간 동안 5분 이상 앉지도 못하고 손님들의 응대, 마감 시 쓰레기 분리수거, 업장 청소를 마치고 집에 돌아갈 때의 심정이다.

사무실 근무로 적정한 월급을 받고 있는데 이렇게 몸 쓰는 것을 꼭 해야만 할까?
굳이 이런 아르바이트 경험을 가져야 내가 원하는 사업을 할 수 있을까?


겨우 첫날 7시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가장 먼저 들었던 감정이다. 즉,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가장 크게 들었던 것 같다. 참 간사했다.
그 이유는 몸이 힘들어서였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건설업 현장에서도 근무를 하였다고 하지만 내 인생에서 내 몸을 직접 쓰면서 일을 해보면 적이 없던 것이다.
사업을 하기 위해서 초창기 내가 선택한 업종의 특성상 육체노동은 필수적인 것임을 인지하였던 계기다.

첫날의 impact보다 적었지만 이후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바쁜 서빙으로 온몸이 땀에도 젖었고 일부 무례한 손님들의 행동에 마음이 젖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상하게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나의 행동으로 매출이 상승했다는 뿌듯함과 고작 이 정도의 육체적인 강도 근무로도 힘듦을 느끼기에 겸손함도 느꼈다.

육체적 노동이 나에게 이전에 느낄 수 없었던 뿌듯함과 겸손함을 선물해 주었다.

값진 경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노동의 가치뿐만 아니라 여러 값진 경험을 하였다.

먼저, 사람의 인연이다.
나른 채용해주신 사장님은 매우 고마우신 분이다. 신기하게 나와 같은 전공, 회사원 출신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사장님께서 애정 어린 조언과 아르바이트를 마치면 수고했다며 항상 위스키 한잔을 주셨다. 내가 이후 창업을 준비할 때 힘들면 찾아간 위스키 한잔하며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멘토 한분이 생겨서 기분이 좋다.
그리고 헤드 바텐더인 광이다. 광이는 나에게 Bar와 홀 업무에 대해서 아주 자세한 실무를 알려준 친구이다. 이 친구 역시 본인 사업을 준비하는 상태여서 향후 서로 의견을 나누기로 하였다. 그 외 사모님, 주방 누나, 시리, 올리비아, 동갑 윤정이 모두 내가 서툴렀지만 잘한다며 응원해주고 항상 밝은 웃음으로 맞이해줘서 힘든 아르바이트도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거 같다.

두 번째는 실무 경험이다.
나는 예전부터 나의 Pub을 하고 싶다는 대전제 하나로 준비를 시작하였다.
그런데 웬걸 술을 제공할 사람이 술에 대해서 너무 몰랐다. 그래서 이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술 공부를 시작하였고 공부의 목적의식을 갖기 위해 조주기능사 자격증 역시 준비하여 현재 필기까지 합격한 상황이다. 이렇게 공부하니 깊진 않지만 얇게나마 여러 술들에 대해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업장 관리이다. Pub안에서 직원 채용 규모, 업무지시 등을 파악하여 업장 운영을 할 때 To do list를 작성할 정도의 감을 익혔던 것 같다. 아울러, 감이 없었던 손익계산서 작성 시 필요 목록, 사장의 역할, Pub의 목적 등을 보면서 나의 Pub콘셉트 및 운영자로서의 자세도 생각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술과 술을 마시는 자세이다.
술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술에 대한 나의 자세에 많은 반성을 하였다.
어렸을 때부터 술을 취하는 목적으로 마시게 되어 술이란 것을 즐기는 목적보다 취하려는 수단으로만 여겼다.
술 공부를 하면서 상황과 음식에 어울리는 즐기는 목적으로 술을 접근하는 자세를 조금이나마 갖게 된 거 같다.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크게 느낀 건 사람들은 일단 술집 서버들을 너무 하대하는 것이었다. 나 역시 술을 마시면서 그랬을 것이다. 이제 각 직원들의 각자의 백그라운드가 있고 가족과 친구들의 소중한 존재이기에 항상 매너있게 그들을 대할 것이다. 이것은 술집 아르바이트생들에게만 대하는 자세면 안될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그렇게 행동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렇게 아르바이트를 마치며 느낀 점과 배운 점을 서술하다 보니 시원섭섭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가끔 바쁠 때 가서 도와줄 예정이다.

이젠 이렇게 창업의 기초체력을 쌓은 토대로 다음 빅 스텝으로 이동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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